안녕하세요. 저는 22살이고 막 재수를 마친 예비대학생입니다. 제가 수기를 쓰게 된 동기는 제 병을 치료하시고 재활하는데 큰 도움을 주신 선생님들의 권유 때문입니다. 또 뇌졸중이라는 병 때문에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의사선생님들께서 저에게 말씀하셨지만 19살에 그 병을 겪는다는 것은 처음 경우랍니다. 더구나 저는 술도 담배도 하는 학생이 아니고 또 고혈압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2012년 설이 지나고 사촌동생들과 잠실에서 놀던 중에 갑자기 머리가 심하게 아팠고 그 다음에 오른팔과 다리를 쓸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때 말 또한 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구급차를 타고 병원을 하는 도중에 저는 이미 의식을 잃었습니다. 약 2~3일 후 눈을 떴을 때는 저는 누워있었고 아버지가 저에게 말을 하셨는데 이미 언어를 잃은 저는 무슨 말을 하신지도 모르고 단순히 “예... 예”라고 대답만 할 수 있었습니다. 즉, 다시 태어난 것과 같은 상태이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아버지가 우시는 것을 처음 봤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아버지가 저를 아끼고 사랑하셨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눈을 뜨면서 점차 제가 무엇을 잃었고 무슨 병에 걸렸는지를 알게 되면서 현실적으로 이제 ‘어려움’이 무엇인가를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검사결과, 뇌혈관 안쪽이 찢어지면서 나온 혈액이 응고되어 혈관을 막아 좌뇌가 일부 손상되었습니다. 손상된 부분이 언어를 인지하는 부분과 오른쪽 팔다리의 운동을 관장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많은 뇌졸중을 겪은 분들과 같이 저도 뇌졸중에 의한 어려움을 겪었고 지금도 완전하게 회복되지는 않습니다. 제가 병에 겪으면서 받은 어려움은 사람이라는 존재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것을 잃었다는 것입니다. 위에 말했지만 팔, 다리를 쓸 수 없었기 때문에 휠체어를 타고 다녔습니다. 또 그보다 더 힘든 것은 언어를 담당하는 뇌의 부분을 잃었다는 것입니다. 말은 당연하고 듣는 것 자체도 제겐 힘든 것들이었습니다. 처음에 언어 재활실에 가서 언어테스트를 하면서 또 어머니가 재활을 위해서 저에게 주신 한글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이 받는 한글판을 보면서 ‘아 내가 큰 병에 걸렸고 이제 장애를 갖은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희귀한 케이스이기 때문에 손상된 뇌는 재생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분의 대체 능력에 따라 달려있다는 말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어려운 상태였지만 그 병 자체보다 더 힘든 것은 정신적인 부분이었습니다. 장래의 희망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온 제 자신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 것 같았습니다. 병을 준 대상, 원인이 있어야 화풀이를 하든지 자책을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살면서 이 병에 걸릴 죄를 지었나. 왜 하늘이 나한테 이런 어려움을 주고 많은 것들을 빼앗는가.’라는 마음만 생길 뿐 이를 풀 방법이 없었습니다. 2012년이 지나고 2013년이 특히 힘든 해였습니다. 중고등학교때 공부를 잘해서 상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과 상의하여 결과적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하기로 했는데 역시나 그 병은 힘들게 얻은 공부 능력을 잃게 하였습니다. 국어 과목뿐만 아니라 영어 듣기에도 큰 어려움을 갖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1년 만에 고3까지 공부했던 것을 다시 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삶 자체에 대한 허무감과 상실감을 느끼고 따라서 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솔직히 ‘그냥 죽었으면 편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은 단순히 저만 겪는 게 아니라 제 가족 또한 저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저를 바라보시는 부모님을 볼 때마다 부모님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2013년은 저도 그렇고 가족도 많이 울고 마음이 아픈 해였습니다.
제가 말한 많은 어려움을 극복한 방법은 사실 ‘정신’입니다. 물론 제가 재활하는데에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나’라는 것입니다. 다시 언어와 오른팔과 다리를 재활하면서 생각난 제게 잃어선 안되는 3가지는 ‘긍정, 감사, 행복’입니다. 지금도 이 3가지는 잃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이 생기거나 또는 조그만 것이지만 나를 웃도록 한 일이 생긴다면 이 3가지를 말로 또는 마음으로 되뇌었습니다. 그 결과적으로 처음에 의사선생님께서 말한 적어도 3년 안에 말할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것을 비웃듯이 약 2년 만에 일반인의 약 80% 정도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럴 수 있었던 이유가 제가 말한 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적적으로 말을 할 수 있고 운동을 할 수 있고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올해 2014년에는 고3과 같이 일반학생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입시 경쟁을 하여 한국외대 경제학과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제 상태에서 그 대학을 합격했다는 것은 저도 가족도 서울대를 합격한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의사선생님들과 재활선생님들을 만나면 인간극복 또는 기적이라고 저에게 말씀하십니다.
뇌졸중을 겪는 분들께 저와 같이 ‘긍정, 감사, 행복’를 잃지 말고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기적을 믿지 않는 것은 가시적인 것만 기적이라는 생각에서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적은 조그만 것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보이지 않더라도 점차 조그만 것들이 쌓이고 결과적으로 기적을 이룰 수 있습니다. 정신이 중요한 이유는 기적이 이루어지는데 정신이 마치 차의 엔진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부정적인 정신을 갖는다면 기적은 멀게만 느껴지지만 그와 반대라면 기적을 생각보다 빨리 이룰 수 있습니다. 또 긍정적인 정신을 갖으면 시야가 넓게 되는데, 저도 저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도움을 받은 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다른 목표이자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꼭 무너지지 말고 자신과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들을 믿으면서 기적을 이루시길 바랍니다.